복막암은 비교적 희귀한 암이지만, 복부 통증이나 복수와 같은 애매한 증상으로 인해 조기 진단이 어려운 암 중 하나입니다. 특히 난소암, 위암, 대장암 등 다른 장기의 암이 복막으로 전이되면서 생기는 이차성 복막암은 생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복막암의 종류와 발생 원인, 그리고 현재 사용되는 치료법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복막암의 종류: 원발성과 이차성 복막암
복막암은 크게 원발성 복막암과 이차성 복막암(전이성 복막암)으로 구분됩니다. 원발성 복막암은 복막 자체에서 암이 시작되는 경우를 말하며 매우 드문 암입니다. 주로 여성에게 발생하며, 복막 중피종이나 원발성 복막 선암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암들은 난소암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며, 조직학적 특성도 유사하기 때문에 실제로 진단 시 난소암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이차성 복막암은 훨씬 더 흔한 형태로,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복막으로 전이된 경우를 말합니다. 특히 위암, 대장암, 췌장암, 난소암, 담도암 등 복부 장기에서 발생한 암들이 복막으로 전이되어 복막암으로 진단됩니다. 이 경우 원래 암이 있는 위치에 따라 치료 접근법과 예후가 달라집니다. 이차성 복막암은 대부분 암이 말기에 접어들었을 때 나타나며, 복막에 다발성 병변으로 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복막암은 원인에 따라 전혀 다른 경과와 치료 전략을 가지므로, 복막 내에 암세포가 발생했을 경우 ‘복막암’이라는 이름만으로 치료계획을 세울 수 없으며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병리 조직검사, CT 또는 MRI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야 치료방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원인: 석면 노출, 전이성 암, 유전적 요인
복막암의 원인은 그 발생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아래 세 가지 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석면 노출입니다. 특히 원발성 복막 중피종의 경우 석면(asbestos)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에 많이 발생합니다. 석면은 건축자재, 방열재, 선박, 기계류 등에 사용되었던 산업 물질로, 흡입되거나 피부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수십 년 후 암을 유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둘째, 다른 장기의 암 전이입니다. 위암, 대장암, 췌장암, 난소암 등의 암이 진행되면서 복막으로 퍼지는 경우, 이차성 복막암이 발생합니다. 암세포는 혈류나 림프계를 통해 전이되거나, 직접적으로 장기 표면을 침범하여 복막으로 확산됩니다. 이 경우 복막에 암세포가 다발성으로 퍼져 복수, 복통,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셋째, 유전적 요인과 면역체계 이상입니다.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은 난소암뿐 아니라 원발성 복막암의 위험도 높습니다. 이외에도 면역력이 약한 사람, 자가면역질환 환자 등에서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이처럼 복막암은 외부 환경 요인뿐만 아니라 체내 암세포의 확산과 유전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따른 조기 대응이 필요합니다.
치료법: 항암치료부터 HIPEC까지
복막암의 치료는 암의 종류와 병기,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치료 방법이 사용됩니다
1. 전신 항암화학요법 (Chemotherapy)
복막암이 이차성일 경우, 원발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를 중심으로 전신 치료가 이뤄집니다. 복막으로 암세포가 퍼졌기 때문에 수술로 모든 병변을 제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항암제가 주된 치료 방식이 됩니다.
2. 복강 내 온열항암화학요법 (HIPEC)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복막암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수술을 통해 육안으로 보이는 암세포를 최대한 제거한 뒤, 복강 내에 고온의 항암제를 직접 주입하여 남아 있는 미세한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효과는 우수하지만 대상 환자 선정과 고난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3. 수술 (Cytoreductive Surgery)
암이 복막 외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고, 비교적 국소화되어 있는 경우 수술적 제거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복막암은 대개 진단 당시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이므로 단독 수술로 완치되기는 어렵습니다.
4. 면역항암제 및 표적치료
BRCA 유전자 이상을 동반한 경우, PARP 억제제 등 표적 치료제 사용이 가능하며, 일부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막암에 있어 면역항암제의 효과는 아직 연구 단계이며,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는 중입니다. 종합하면 복막암 치료는 다양한 방식이 병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의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합니다. 특히 조기 진단 후 HIPEC을 포함한 다학제적 치료가 가능할 경우, 예후 개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집니다.
복막암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향과 예후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합니다. 원발성과 전이성 복막암을 구분하고, 적절한 항암요법과 수술, HIPEC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증상이 모호하고 일반 소화기 질환과 혼동되기 쉬운 만큼, 장기적인 복통이나 복수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기 발견과 정확한 치료만이 복막암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